**알쓸신건에대한 이야기는 건축재료 잡지인 매거진 감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조적의 시작
인류는 BC8000년경 신석기시대 후기에 중동 요르단강 서안의 에리코에서 조적을 처음 발견했다. 웅덩이 주변에서 건조되어 단단해진 진흙을 발견한 사람들이 그 덩어리나 돌을 조각하고 쌓아 올려 벽 모양을 만들게 되면서 조적은 시작했다.
조적 이전에는 석재를 깎거나 다듬어 건축 재료를 사용했다. 석재가 풍부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진흙과 짚을 태양에 말려 만든 벽돌이 흔한 건축재료로 사용되었다.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은 조적 기술을 발전시켜 돌과 벽돌로 궁전, 사원과 같은 건축물을 짓기 시작했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벽돌을 만들기 위해 진흙을 섞고 운반하는 장면들을 테베 무덤 벽화에서 볼 수 있다. 그리스인들은 벽돌이 대리석보다 침식이 덜하다는 것을 미리 인지하여 대형 건물에 벽돌을 사용하였다. 이러한 벽돌은 사람들의 오랜 경험이 바탕이 되어 손으로 운반하기에 가장 편리한 규격으로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4대 2대 1의 비율을 갖는다.
태양에 말린 벽돌을 쌓아 만든 화덕을 사용하던 사람들은 화덕 내부에서 구워진 벽돌이 더 단단해지는 것을 깨닫고 가마를 발명하여 불로 구운 벽돌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구운 벽돌은 말린 벽돌보다 내수성과 내구성이 강해 지속성이 좋으며 낮에는 열을 흡수하고 밤에는 열을 방출하는 장점을 갖는다. 특히 로마인들은 이동 가능한 가마를 사용해 로마제국 전체에 구운 벽돌을 전파했으며 이런 벽돌에 생산 과정의 감독자의 생산 지역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이들은 흰색과 붉은색 진흙으로 벽돌을 만들되, 크기와 형태를 다양하게 만들었으며 제국의 공공건물과 주택 전반에 벽돌을 사용하기 위해 대량생산을 시작하였다.
중국 명나라에서는 1637년도에 작성된 산업기술 서적인 “천공개물”에 따르면 제작과정에서 가마장인이 지켜야 할 수칙은 물론, 점토의 색, 유약 처리 시점 등이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언급되어있다. 중국 땅에서 오랫동안 만들어진 벽돌의 규격은 대략 가로X세로X높이, 420X200X100mm로 머나먼 로마의 벽돌규격(400X200X100mm)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가장 흥미로운 점이다.
치장재와 구조재 그 사이
중세로 들어서며 이슬람과 유럽 전반에서는 조적을 활용한 볼트 구조가 발달되었다. 이 방법을 통해 조적식 구조로도 대공간을 덮을 수 있게 되었다. 이슬람에서는 궁전, 모스크 등을 벽돌로 지은 뒤 표면에 진흙을 덧대어 마감하였다. 그리고 유럽, 특히 프랑스에서는 포인티드아치(pointed arch), 플라잉 버트레스(flying buttress)등의 구조물을 통해 거대하고 높은 교회를 지을 수 있었다. 신에게 닿기위해 높이 올라갔던 고딕 양식은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에서 석재로 구현되었지만, 돌의 생산량이 적은 독일,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등의 발트해 주변 국가에서는 벽돌이 석재를 대체하게 되면서 벽돌 고딕이 발전했다. 그러나 기존 고딕 양식에서 돌벽에 새기던 다양한 조각이 벽돌벽에서는 불가능했을 뿐만 아니라 벽돌로는 석재만큼 높고 화려한 교회를 지을 수 없었다. 대신 다양한 색상과 유약을 쓰거나 석회 반죽으로 벽돌 구조벽을 덮어 차별화를 꾀하였다.
근대 산업혁명과 기술 발달에 힘입어 벽돌 생산은 재래식 가마에서 효율성이 높은 터널식 가마로 바뀌었다. 재래식 단가마는 태양열에 건조된 벽돌을 하나의 밀폐된 가마에 넣은 후 3~4일 동안 굽고, 일주일간 식힌 후 꺼내는 방식으로, 소량 생산만 가능했다. 그러나 하나의 굴뚝에 여러 구멍을 연결하여 불을 끄지 않은 채 각 구멍의 입구만 열고 닫으며 구워내는 터널식 가마의 등장으로 벽돌의 생산량을 급증하게 되었고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벽돌의 귀한
19세기 초반부터 2차 산업혁명에 따라 도시는 점차 고도화된다. 도심에는 고층 오피스 건물이 들어서게 되며 철근콘크리트가 발달되고 건축재료로써 벽돌의 사용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한다. 초기의 몇몇 고층 건물은 조적식으로 만들어졌으나 재료 자체에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1896년 조적으로 지어진 시카고의 모나드눅 빌딩은 17층을 쌓기 위해 1층의 벽 두께를 1.8M로 만들어야 했다. 이러한 한계성 때문에 조적은 구조재로 매력을 잃기 시작했다. 구조역학의 발달로 벽돌을 얇게 쌓는 기술이 생겨났으나 콘크리트의 경제성에 밀려 건축재료로 벽돌의 사용은 급격히 감소하게 된다.
이후 벽돌은 낮은 건물의 구조 벽으로 이용되거나 철근콘크리트 벽체 위에 타일처럼 붙이는 치장재, 또는 실내의 비내력벽으로 사용되기 시작한다. 마감재가 되면서 더위와 추위, 산성, 오염, 열에 잘 견디는 벽돌의 이점은 빛을 보기 시작했으며 여러 색상과 크기뿐 아니라 질감, 빛 투과성의 차이에 따라 다양화됨으로써 새로운 방식으로, 벽돌만이 자아내는 분위기는 더욱 풍부해졌다. 벽돌은 이제 거대한 고층의 빌딩 숲에서 조적 구조의 기능 대신에 색상, 패턴, 질감을 표현하는 재료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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